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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상습 담배꽁초투기범 잡았습니다.

1,209 2019/03/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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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상습 담배꽁초투기범 잡았습니다.
위에 사진은 청소한지 5일만에 쌓인 양입니다.
저희 건물 뒷편인데 바로 옆에 아파트 단지 입니다.
저 위치는 딱 그 아파트 108동으로 돌아 들어가는 길이기에 108동에 가는 일 아니면 일부러 가는 길이 아니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옆이면 이웃인데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면서
매번 청소하고 청소하고 했는데 횟수가 반복되고 매번 똑같은 담배가 버려지는 것에 화가 나가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건물에 소방점검이 나왔습니다.
저는 저희 건물에 소방안전관리자.....
당연히 지적을 받았습니다.
왜냐?? 바로 옆에 난방을 위한 등유 기름통과 도시가스 계량기가 있거든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 했습니다.
관리소장님이 나와서 보시고 이번에는 그쪽이 청소하시고 다음부터는 저희가 치울께요라고 합니다.ㅎㅎㅎ
알겠다. 근데 못버리게 조치 좀 취해달라라고 하니
앞에 울타리에 a4용지 코팅에서 담배꽁초 버리지 마세요. 끝!!
108동 아파트내에 방송을 했다는데 이건 확인 불가..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후 다음부터 저희가 치운다던 관리소장님은 단한번도 청소를 하지 않고 다른 분으로 교체 됩니다.


저도 또 무덤덤하게 그러려니 하고 지내다가 또 소방점검에 지적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더니 새로 바뀌신 관리 소장님이 옵니다.
또 처음부터 사정을 다 설명 드린후 다시 이런 일이 없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더 크게 a3용지에 코팅해서 붙히겠답니다..
네...그렇게라도 해주세요..

또 몇개월이 지난 후 여전히 저희 건물 뒷편은 야외 재털이가 되어 있습니다.
그 중간에도 여전히 저는 치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매번 한가지 담배만 있는 것으로 봐서 딱 한 놈입니다.

이젠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 동사무소, 시청 전화해서 이놈을 엿먹일 방법을 궁리합니다.
한번 버릴때마다 5만원의 과태료가 나오고 횟수, 신고일자는 상관 없다고 합니다.
한 20번 고이 모셔 놓았다가 한번에 100만원의 과태료를 줘볼까 생각하고
큰 돈을 들여 full-hd cctv를 설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울타리에 떡하니 cctv 촬영중 문구와 엘리베이터에도 cctv 위치를 사진 찍어 배치 해 놓았습니다.


네...cctv가 무섭긴 무섭습니다.
기필코 잡아야겠다는 일념으로 CCTV를 매일 보고 또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건물 뒤쪽을 실제 제눈으로도 확인 했지만 거의 보름을 깨끗하게 지냈습니다.
이대로 그 놈은 꼬리를 내렸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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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드디어 또 똑같은 담배가 버려졌습니다. (제가 담배에 손을 대지 않아 저 담배가 무슨 담배인지 모릅니다) 
바로 이 담배!!
이번에는 기필코 잡아 내기 위해 손도 대지 않고 볼펜으로 비닐에 조심히 집어 넣습니다.
나중에 잡아 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밝히기 위해..
그리고 어제 저녁에 확인 했던 시간 부터 오늘 아침에 확인한 시간까지 CCTV 검색을 시작 했습니다.




1시간 가량을 돌려본 끝에 찾아 냅니다..
그렇게 잡고 싶었던 그놈!!
담배재를 딱 털고 담넘어로 꽁초를 팅겨버리네요.


당장에 주운 담배꽁초와 CCTV 복사본을 들고 관리사무소로 뛰어 갑니다.
시간도 정확히 21:07:21초 적어서 갑니다.
이 시간에 108동에 들어간 사람 좀 찾아 달라고 하니 이때까지 몇번이나 화낸 것을 기억 하신 소장님께서
흔쾌히 같이 찾아 주기 시작 합니다.

얼굴도 명확히 찍혔고 엘리베이터에 몇층에서 내리는지 내려서 몇호로 들어가는지까지 확인 하고
입주민 명부에서 그 호수의 세대주에게 전화를 합니다.
등록되어 있는 남자 세대주는 번호를 바꿨는지 연락이 되지 않아
여자 세대주 번호로 소장님께서 전화를 합니다.
뭐 개인 정보라 따로 알려줄 수 없다고 직접 해 주시겠답니다.

네.. 옆에서 듣고 있을테니 통화하시라하니 여자 세대주분과 통화를 합니다.
근데 알리가 없지요..남자분이 버리신 건데..
그런데 자기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소장님께서 남편분에게 확인 하시고 전화를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제 번호를 적어 놓고 왔고 연락을 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한 30분이 지났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내가 몇번이나 잡히면 쌍욕을 있는대로 날려주고 싶었던 그분께서 친히 전화를 주셨네요.

투기남 : (실실 웃으시면서) 옆에 뭐 담배 뭐 그거 때문에 전화 했습니다.

저 : 어제 21:07:21초에 담배꽁초 담넘어로 넘기셨죠?

투기남 : 나는 모르겠다 잘 기억이 안나는데 CCTV 보고 확인 했다니까 그런 가보죠~

저 : 매번 똑같은 담배 꽁초고 어제 버리신 꽁초와도 똑같은 것 확인 했습니다.

투기남 : 네~

저 : 여기 기름탱크도 있고 가스 배관도 있어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려고 꽁초를 그렇게 버리 십니까?

투기남 : 에이~ 내가 재 탁탁 털어 꽁초만 버렸는데 뭘 불이 납니까~

저 : 그럼 꽁초 버리는 건 잘하신건가요??

투기남 : 에이~ 뭐 도덕적인 것까지 가르치려 듭니까~

저 : 아니 사장님!! 저는 이 것때문에 사비로 CCTV도 설치하고 몇년간 얼마나 스트레스 받은 줄 아십니까?

투기남 : 허허 그거 내가 버린 거 맞긴 맞습니까?

저 : 그러실 줄 알고 담배 꽁초 주워놓았고 CCTV도 복사 해 놨으니 얼굴도 볼겸 한번 오세요~

투기남 : 그쪽은 담배 태우는지 안태우는지 모르겠는데 남자가 담배태우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저 : 사전에 동사무소, 시청에 다 문의 해서 꽁초 1건당 5만원씩 과태료 드릴 수 있는데
지금 그쪽이 버려 놓으신 꽁초 모아 놓은 것만 20개가 넘는데 어떻게 돈백만원 정도 나오실 건데 계속 하실래요??

투기남 : 그게 내가 피는 담배가 맞긴 맞습니까?
저 : 제가 담배를 안펴서 모르는데 보라색으로 4줄이 있네요 아니신가요??

투기남 : 허허 나도 와이프한테 전화받고 기분이 안좋으니 그냥 이쯤 합시다. 죄송합니다.

저 : 저도  옆 이웃끼리 얼굴 붉히기 싫어서 전화하라고 한 겁니다. 앞으로 절대 버리지 마세요.
다음부터는 이런거 없이 바로 신고 들어갑니다.

투기남 : 네~


이걸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2년간 이놈 잡히기만 잡히면 내 깽값 물어 주더라도 가만 안나둔다 그랬는데...
막상 잡히고 나니 또 이웃끼리 얼굴 붉히고 해봐야 나중에 해꼬지나 안당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좋게좋게 넘기긴 했는데
역시나 담배꽁초를 저렇게 버리는 사람은 제정신이 안박힌 사람인 줄은 알았습니다만
그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 조차 인식을 못하는 것 같아 진짜 경악 했습니다.
너무너무 허무하네요...
끝까지 속시원한 사과를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담배꽁초 버릴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 만으로도 속이 시원하네요.^^


회원님들도 혹시나 길가다가 꽁초 버리지 마세요...
그 꽁초를 치워야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거든요...